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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30일, 캐스퍼 일렉트릭을 인수했다. 이제 진짜 내 차가 생겼다!
작년 레이 EV가 처음 출시되었을 때, 출시 이후 나온 휴가때 레이 EV를 계약했었다. 당시만 해도 캐스퍼 일렉트릭이 이렇게 빨리 출시될 줄 몰랐다. 못해도 2025년은 되어야 나올 줄 알았고, 같은 경차이다 보니 그 특성상 아무리 NCM 배터리를 사용한다고 한들 주행거리가 200km 중반을 넘기기는 힘들 것이라 생각했다.
오히려 NCM 배터리를 사용해서 주행거리가 소폭 늘어난다면, 당연히 그만큼 더 비싸질거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보조금을 받더라도 레이 EV보다 최소 5백은 비쌀 것이라 생각했었으니, 그래서 레이 EV를 계약했었다. 그러나 겨울이 지나면서 레이 EV의 후기들이 많이 나왔고, 고속도로를 겨울에 주행하면 생각한 것 보다 주행거리가 더 짧아진다는 후기가 많았다. 그래서 취소했다. 물론 당연히 계약금은 돌려받았다.
그러고 올해 초반만 해도 캐스퍼 가솔린 모델로 마음을 굳혀갔다. 연말 전기차 출시 루머는 돌았지만 전기차에 큰 기대를 안했다. 어차피 경차 유류세 환급 혜택을 받으면 전기차 급속 충전 비용과 금액 차이가 그렇게 크지 않다고 생각했고, 또 내연기관 엔진의 RPM올라가는 소리가 감성적이라고 생각은 했으니. 충전에 대한 걱정도 한 몫 했다.
이런 생각이 바뀌는 데에는 부모님이 새로 산 코나 일렉트릭이 한 몫 했다. 막상 아파트에 완속 충전기가 있어 평상시 전기차의 충전에 대한 불편함은 거의 없고, 주말에 장거리 운행을 할 때면 고속도로 휴게소를 들리면 기름값이 저렴한 휴게소는 차 여러대가 주유소 입구에서 줄을 서 있는데, 비어있는 급속 충전소에서 차를 충전하면서 화장실을 들리고 간식 좀 사먹으면 충전은 금방 된다.
이전에 부모님이 몰던 올 뉴 투싼은 기름을 가득 넣으면 700km를 넘게 가기는 하지만, 보통 주유량 2~30% 정도에서 주유소를 가면 5~7만원 정도 주유해야 했다. 반면 전기차는 아파트 완속 충전기에서 배터리 30% 정도일 때 완충을 하면 만원 언저리고, 500km 정도 주행거리가 나온다.
특히나 엄마의 출퇴근 동선 상 중간에 주유소가 없어서, 한달에 한두번 기름을 넣으러 갈 때 주유소를 들러야 했던 반면, 전기차는 한달에 서너번 정도 주차할 때 전기차 충전구역에서 충전하기만 하면 따로 주유소를 들릴 필요도 없었다.
이런 편리함과 유지비의 저렴함에 엄마도 나에게 전기차를 권유했다. 그러던 중 캐스퍼 일렉트릭이 공개됐다.
2024 부산모빌리티쇼에 맞추어 휴가를 나와 캐스퍼 일렉트릭을 실물로 보았다. 주말에 가서 사람이 많이 제대로 구경은 못했지만, 차는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경차보다 살짝 커진 덕분에 경차 혜택을 받지 못하는건 아쉽지만, 315km라는 충분한 주행거리를 확보했다. 연비 운전만 잘 하면 대구에서 안산까지 한 번에 갈 수도 있는 수준이다.
7월 9일, 아직 군 복무중이던 시기 사전계약이 열린 첫날에 계약을 완료했다.
옵션에서 고민을 많이 했다. 디지털키2와 실외 V2L을 사용하고 싶어 컨비니언스를 추가하고, 1열 시트를 접어서 차박을 즐기고 싶어 컴포트를 추가하고, 차박 중 썬루프를 열어 별을 보고 싶어서 썬루프도 추가하고, 장거리 운전을 자주 할테니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을 사용하고 싶어서 현대 스마트센스도 추가하고, 이것저것 다 넣고다니 익스테리어 디자인과 밴 패키지, 파킹 어시스트만 남았다.
어차피 옵션 거의 대부분을 넣었는데 외관이 할로겐 램프면 너무 깡통 느낌이 날 거 같아서 익스테리어 디자인까지 넣었다. 파킹 어시스트는 이 작은 차에는 필요없다. 다만 익스테리어 디자인 옵션은 17인치 휠이 포함되어 주행거리가 줄어드는 만큼, 많이 고민했다.
처음에는 차를 최대한 빨리 받고 싶었다. 말출을 나가는 8월 말부터 차를 타고 싶었다. 어차피 신용카드로 결제하면 다음달 전역하니까 군적금이 만기되어 차량 대금도 낼 수 있었다. 8월 말에 바로 차가 나오기만 한다면. 그리고 어차피 군 적금 제외한 금액은 할부 쓸꺼니까, 마침 저금리 이벤트도 해서 한달에 감당 가능한 수십 만원 수준으로 할부를 하고,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하고도 계속 갚아나갈 생각이었다.
어차피 나는 개강하면 학교를 다닐 거고, 학교를 다니려면 경산시에 있는 자취방에서 지낼 예정이다. 이미 자취방은 7월 말에 계약했었다. 경산시는 지방인 만큼 보조금이 안산보다 더 많지 않을까 싶었다. 조회해 보니 약 290만원 정도 차이가 난다.
자취방은 위치가 무척이나 안좋다. 학교까지는 3km 떨어져 있어 걸어서는 40분은 걸리고, 그렇다고 버스를 타기에는 돈이 아깝고 버스 정류장까지 나가는데만 10분을 걸어야 한다. 대신 월세가 저렴하다. 애초에 차를 살 생각이니까 차 타고 학교 다닐 마음으로 위치보다는 월세 싸고 넓은 방을 골랐다.
8월 말부터 바로 차를 타고 싶었던 만큼, 전입신고를 하게 되면 지자체 보조금 신청 조건인 90일을 충족하지 못하여 전입신고를 안 하고 있었다. 안산시에서 보조금을 받을 생각이었다. 어차피 290만원 정도는 60개월 할부하면 한 달 납부액은 큰 차이가 안나니까. 지금 생각해보면 미친 생각이다.
정작 8월 말 캐스퍼 차량 출고 인증글이 인터넷에 여럿 올라오기 시작했음에도, 사전계약 첫 날에 주문한 내 차는 소식이 없었다. 고객센터에 문의하니 무광 차량은 출고가 늦어져 한 달은 더 기다려야 한다는 연락을 받았다.
어차피 한달이나 더 기다릴거면 개강 전에 차를 받는 것도 불가능한데, 그럴거면 두달 더 기다리고 경산시 보조금을 받아야겠다는 마음으로 바로 행정복지센터에 가서 경산시로 전입신고를 하고 왔다.
전입신고를 하고 자취방으로 돌아가는 버스를 기다리다가 아빠에게서 연락이 왔다. 2주 뒤에 해외 출장이 잡혔다고 한다. 그렇다면 집에 차 한대가 남게 된다. 덕분에 코나 일렉트릭을 3개월동안 내가 잘 타고 다닐 수 있었다.
자취방 위치가 좋지 않았던 만큼 3개월동안 잠깐 쏘카플랜을 타는 것도 고려중이었는데, 생각해 보면 타이밍이 말도 안됐다.
다만 걱정되는건 보조금 소진이었다. 11월 말이면 거의 연말일 만큼 지자체 보조금이 동 나지 않을까.
캐스퍼 고객센터에서 전입 사실을 확인하고 전기차 보조금 관련한 연락이 왔다. 이사를 가게 돼서 90일 뒤에 차를 사겠다고 하니까, 그렇다면 내가 사전계약한 모델의 차가 없을 수도 있다고 한다.
하기야 계약금 10만원만 걸어두고 3개월 뒤 차를 살 지 아닐지도 모르는 사람을 위해 차를 남겨두는 것도 곤란하다. 그러면 빠른 출고차 중에서 골라야만 한단다. 그리고 90일을 기다리는 동안 나는 코나 일렉트릭을 타고 다녔다.
전입신고 이후 90일이 거의 다 되어갈 때 쯤, 경산시 보조금이 추가되었다. 정말 타이밍이 좋았다.
캐스퍼 고객센터에 연락해 보니 내가 처음 계약한 옵션의 차가 딱 한대 남아있다고 한다. 대신 생산이 7월 말에 된거라 생산일 할인으로 100만원 할인까지 가능하다고 한다. 어차피 그래도 비닐 안 뜯겨 있고 주행이력 없으면 신차니까 그만이다. 오히려 싸게 사서 좋다.
생산일 할인까지 받으면 사실 처음 안산시 보조금을 받고 구매하려고 했던 것보다 무려 390만원을 싸게 사는 셈이다.
보조금 지급 요건이 충족된 이후 바로 서류를 제출하고, 지자체 승인까지는 이틀이 걸렸다. 보조금이 승인된 이후 바로 결제를 진행했고 당일 오후에 차량이 출고되었다.
딱 1대 남아있었다는 내가 구매하려는 옵션의 차는 원주출고센터에 있었다. 대체 왜 원주에 있는지는 모르겠는데, 덕분에 배송비가 꽤 비쌌다. 경산시까지 배송받으려면 39만9천원, 거의 40만원이다. 그나마 안산시로 배송하게 되면 30만원이라, 코나 일렉트릭을 부모님한테 반납할 겸 올라가서 캐스퍼 일렉트릭을 타고 내려올 생각으로 배송 주소를 안산시로 입력했다.
화요일 기준 배송까지 2~3일 정도 걸리니 목요일에서 금요일 정도에 도착할 거라고 했는데, 목요일에 차가 도착하면 배송지를 입력한 차량 용품점에 토요일까지 이틀간 차를 보관해야 해서 민폐가 될 것 같아 금요일로 배송을 요청했다.
그러나 엄청난 변수가 생겼다. 11월 27일 수도권에 이례적인 폭설이 쏟아지며 모든 카 캐리어가 하루동안 멈췄고, 덕분에 금요일로 예약된 내 탁송이 월요일로 밀렸단다. 금요일에 안산에 차가 도착해야 주말에 내가 차를 가지고 와서 월요일에 경산시 차량등록사업소에서 차량을 등록하는데, 월요일로 밀리면 내가 평일중에 올라갔다 오기도 쉽지 않고, 그 다음주 주말이면 임시번호판 운행기간을 초과해 버린다.
금요일에 차를 배송하는 유일한 방법은 로드탁송을 이용하는 것이었다. 눈물을 머금고 로드탁송을 요청했다. 흑흑.
생산일은 4개월 전, 주행거리는 세자릿수, 그치만 신차다. 아무튼 신차다. 그래 100만원 할인받았으면 된거지 뭐.
2천만원 초반에 이 정도 차를 샀다는 것 자체로 만족한다.
차는 정말 이쁘다. 내 생에 첫차. 내가 직접 열심히 돈 모아서 산 첫차. 앞으로 10년은 탈거다.
후기는 이어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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