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 없는 지극히 평범한 대학 풍경

지난 2023년도 2학기 때 ‘나라사랑포털’의 ‘대학학위강좌’를 신청하여 군 학점 취득 강의를 수강했다.

내가 다니는 대학에서 열린 군에서 수강이 가능한 강좌는 전공은 없고 아쉽게도 교양 뿐이었다.

사실 이미 교양 학점은 2학년 때 다 채워서 굳이 들을 필요는 없었는데, 군대에 있는 동안 공부하는 습관을 만들고 싶기도 했고, 좋아하는 교수님의 경제 관련 교양 과목이 열렸기에 수업을 듣고 싶어서 신청했다.

강의를 듣는 방법은 대학을 다닐 때 가상 강의을 듣는 것과 동일했다. 다만 군부대에는 태블릿을 반입할 수 없어 핸드폰으로 인강을 보고, 태블릿이 아닌 종이 노트에 필기를 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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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고사는 대면 시험으로 진행한다는 공지가 올라왔다. 이에 교수님께 군 학점인정 강의를 수강하는 학생은 중간고사를 어떻게 치를 수 있을 지 문의를 드렸다.

휴가를 받아서 시험을 치러 와야 하고, 부대 사정 등 부득이하게 휴가를 나가지 못할 경우는 비대면 시험을 치를 수 있게 해준다고 했다.

사실 비대면 시험을 쳐도 되긴 하지만, 시험을 핑계로 휴가를 또 나가고 싶기도 했다. 그렇게 시험을 치기 위해 2박3일의 짧은 휴가를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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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군대에 간 이후, 거의 8개월 만에 다시 찾아간 학고는 코로나19 이전으로 완전히 돌아간 모습이었다.

마스크를 쓰고 있는 학생은 아무도 없었고, 방역을 이유로 폐쇄되었던 정문을 제외한 건물 출입구는 모두 개방되어 있었고, 전면 대면수업으로 대학은 북적북적했고 상권은 활발했다.

2022년부터 사회적 거리두기가 대폭 완화되면서 전면 대면 수업이 진행되고 어느정도 활기를 되찾은 모습에서 학교 생활을 한번 해 보고 왔긴 했지만, 그때와 비교해도 공기 자체가 더 좋아진 느낌이었다.

대학교의 활기가 처음으로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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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은 그동안의 사적 모임, 행사 등의 제한이나 비대면 수업 등 사회적 거리두기는 완전히 사라졌지만, 여전히 실내 마스크 착용은 의무였다. 또 아직은 코로나19가 익숙했던 시기여서 그런지 예전처럼 ‘금지’된 것은 아니지만 외부 활동을 꺼리는 사람이 많았다. 당장 K리그만 보아도 2022년은 코로나19로 인한 관중 제한은 완전히 사라졌지만 관중 수는 2019년 수준에 한참 미치지 못할 정도로 회복하지 못했다. 사실상 코로나가 완전히 끝났다고 할 수 있는 시점은 2023년이 되어서였다.

대학교 풍경도 그러했다. 비록 대학 축제 등이 재개되었지만 마스크는 여전히 착용해야 했고, 거리는 가까워도 마스크라는 존재는 서로를 가로막았다. 또 그동안 5인 이상 집합금지 이후로 대학 내에는 3~4인 정도의 여러 무리가 형성되었고, 이러한 ‘버블’외의 구성원과 소통은 강제적인 집합금지가 해제되어도 서로의 익숙함에 의해 이루어지지 않았다.

방학 중 친구들과 해외 여행을 가는 것도, 대학생들이 가장 많이 여행을 가는 일본은 2022년 11월이나 되어서 관광 목적 입국이 허용되었던 만큼, 2022년은 사실 코로나가 끝났다고 말하기는 무리였던 시기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코로나19가 완전히 끝난 대학교의 풍경을 본 건 군대에 온 이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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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기간이다 보니 아침에 머리를 감지 않고 바로 시험을 치러 나온 학생이 많아서인지 모자를 쓰고 있는 학생이 좀 있었다. 내가 짧은 머리를 가리려고 모자를 쓰고 있어도 군인인 티가 안 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업을 듣는 것도 아니고 대면 수업을 한번 치러 오는 거였지만, 잠시나마 군인이 아닌 대학생의 모습으로 대학생 같은 하루를 보내서 기분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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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기말 성적 공시 결과를 보니 A 성적을 받았다.

게다가 군 대학 원격강의를 신청할 때는 몰랐는데, A이상의 학점을 얻으면 포상휴가 3일을 주는 제도가 있었다.

덕분에 포상휴가까지 얻었다.

군대에 입대했다면 군 원격 대학학위강좌는 꼭 수강해 보기를 추천한다. 특히 1학년을 마치고 군대에 입대했다면 모자란 교양 과목 학점을 미리 채울 수 있어서 포상휴가도 받고 복학 후 부담도 줄일 수 있어 더 좋았을 텐데, 군대를 늦게 왔다는 사실이 이럴땐 조금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