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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서두에서는 ‘동일 노동, 동일 임금’을 주장하는 진보 진영의 논리가 왜 잘못되었는지를 적나라하게 나타내주고 있다. 돈을 번다(임금을 받는다)는 것은 곧 만든다(생산한다)라는 것인데. 임금을 받는 것은 그의 노동이 총 자본의 생산에 기여한 대가를 임금으로 받는 것이다.
즉, 고부가 가치의 생산을 할 수록 더 많은 임금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이러한 논리에 따르면 ‘동일 가치 노동, 동일 임금’은 될 수 있지만, ‘동일 노동, 동일 임금’은 불가능하다. 동일한 노동을 하더라도 그 노동으로 생산되는 가치는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멜서스 이론’을 정면으로 반박하면서 책을 시작한다. 멜서스 이론은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지만, 식량 생산량은 산술급수적으로 증가해 결국 식량 부족으로 모두가 빈곤에 빠지게 될 것이라는 이론이다. 그러나 멜서스 이론과 달리 생산자가 100명이면 1명이 생산 할 때의 생산량의 100배보다 더 많은 양을 생산한다. 즉 인구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만큼 식량 생산량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오히려 인구는 정점을 찍고 나면 더이상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결국 인구가 70억 명 넘게 증가한 현대에도 자원 부족이나 식량 부족 문제는 없다. (가난한 지역에서 기아가 남아있는 것도 결국 운송과 분배의 문제 때문이지, 전 세계 모든 식량 생산량은 전 세계 모든 식량 소비량보다 많다.)
책에서 저자는 토지의 사유 제도 자체를 철폐하자고 계속해서 주장한다. 처음에는 그냥 정말 공산주의적 발상이 아닌가 생각을 하기는 했지만, 책을 읽다 보면 상당히 일리가 있어 보이는 많은 근거들을 주장하고 있다. 생산품에 세금을 부과하는 것이 아니라 토지에 세금을 부과하자는 것이다. 저자는 토지가 사유 재산인 사회에서는 지주만이 모든 물질적 진보를 가져가고 일반 노동자들을 지하 셋방으로 몰아넣는다고 주장한다.
현대 우리나라에서 부과하는 세금 중에는 소득세와 부가가치세가 있다. 부가가치세는 생산물의 최종 부가가치에 10%를 부과해 생산해 낸 가치가 클수록 내야 하는 세금의 액도 같다. 게다가 소득세는 수입과 비례해 더욱 늘어나 소득이 늘 수록 세금이 증가하는 누진세이기 때문에 노동자 입장에서 더 많이 일을 할 수록 일한 것에 비해 세금을 더욱 많이 내게 되어 생산의 의욕을 감소시킬 수 있다.
저자는 이러한 현상을 이렇게 비유했다. ‘만약 내가 열심히 일을 해서 더 좋은 집을 짓고서 오두막에 살 때보다 더 만족감을 느낀다고 해보자. 그러면 세무서 직원이 찾아와서 전보다 더 많은 세금을 내게 매기면서 나의 활력과 근면에 대하여 해마다 벌금을 내게 만든다. 나는 저축을 하고 당신은 낭비를 해버렸다면 나는 벌금을 내는데 당신은 면제를 받는다. 만약 어떤 사람이 배를 건조한다면 우리는 그런 대담한 사업을 벌인 것에 대하여 세금을 내게 만든다. 마치 국가에 피해라도 입힌 것처럼 말이다. 철도를 개설하면 마치 그것이 공적 방해라도 되는 것처럼 세무서 직원이 찾아온다. 만약 제조업 공장이 세워지면 우리는 그 공장에 해마다 일정한 금액을 세금으로 부과한다. 이렇게 하여 더 많은 이윤을 올리는데 들어가야 할 돈이 빠져나간다.’ 저자는 이 때문에 생산의 의욕을 감소시켜 생산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생산에 세금을 부과하는 것이 아니라, 토지 사유화를 없애고 토지에 세금을 부과하자고 주장한다. 토지에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생산과 관계 없는 세금이므로 세금을 증가시킨다고 생산 의욕을 줄이지는 않는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그러나 주장이 너무 이상적이다. 저자는 소작농 지주들은 가장 큰 이득을 보는 계층일 것이고, 대지주들은 토지는 공유화되어도 토지에 지어진 건물들은 모두 자신의 소유일 것이니 약간의 손해를 볼 수도 있지만 큰 손해는 보지 않을 것 이라고 주장하는데, 모든 사람들은 자신이 조금이라도 손해를 보는 것은 용납하지 않을 뿐더러, 오히려 필자가 말미에 말하는 퇴보를 일으킬 수 있는 주장이라고 생각한다.
저자는 자본을 보유하는 데에는 세금을 부과하지 않으면서 생산을 하는데 세금을 부과하는 것이 잘못되었다고 주장하며, 토지 사유화를 철폐하고 토지에만 세금을 부과하고 생산 수단에는 세금을 부과하지 않아야 생산을 더욱 높일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결국은 자본을 증가 시키려면 생산에 그 자본을 사용해야 한다. 물가는 계속해서 상승하기 때문에 자본을 가지고만 있으면 상대적으로 자본은 줄어드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구글은 세계 1위 기업이지만,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많은 예산을 투자하는 기업 이기도 하다. 그것은 일종의 순위유지비이다. 구글이 이미 세계 1위 기업이라고 아무런 투자를 하지 않으면 금방 다른 회사들에 재계 순위를 넘겨 주게 되고, 이는 자본을 잃는 것이나 다름없다. 결국 생산 수단에 세금을 부과해도 기업들은 자신의 자본을 더욱 늘리기 위해 더욱 생산에 자본을 투자하고 있다. 만약 그들이 오두막에 사는 것에 만족하고 새로운 집을 짓지 않고 벌금(세금)을 면제받으며 저축하지 않고 낭비를 하며 살아간다면, 계속해서 벌금(세금)을 내 가며 공장을 짓고 배를 건조하고 집을 짓는 사람들에 비해 훨신 뒤쳐지게 될 것이다.
게다가 오늘날 토지 가격이 매우 상승하고 대출이라는 것의 규모가 매우 커졌다. 제 아무리 자본이 많은 대기업이라도 토지를 대출 받지 않고서는 구매할 수가 없다. 이 대출에 대한 이자를 내야 하기 때문에 이자를 감당하기 위해 더욱 많은 생산을 하려고 한다. 토지에 대한 재산세와 이자를 내는 것이 저자가 말하는 토지에 세금을 부과하는 것과 비슷한 현상이 아닌가? 생산을 하면서 세금을 내더라도 더 많은 생산을 해야 그러한 이자를 감당해 낼 수 있다. 이는 결국 토지 사유화로 인해 증가한 토지 가격이 토지를 보유한 사람에게 높은 이자를 부과하게끔 하여 생산의 원동력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비용은 시장이 결정해야지 정부가 마음 대로 정할 수 있는 세금의 액수만으로 정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물질적 진보로 노동자는 이득을 거의 얻지 못하고, 지주들만이 이득을 본다는 주장에도 반대한다. 토지 가격이 상승한다고 한 들, 지주가 토지를 생산에 활용하지 않으면 상대적으로 퇴보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생산의 증가로 인한 물질적 진보로 지주가 이익을 가져 갈 수는 있지만, 토지만 가지고 있고 아무런 생산 활동을 하지 않는 지주라면 자신의 토지에 생산 시설을 건설하거나 땅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다른 생산 활동에 투자하는 지주들보다 뒤쳐지게 된다. 하다 못해 자신의 토지를 타인에게 임대를 주어 타인으로 하여금 자신의 토지에서 생산을 해서 임대료를 내도록 하는 식으로도 토지를 다시 생산에 쓰게 할 수 있다. 게다가 임대료로 생산 수익이 모두 지주에게 들어가는게 아니라, 생산 시설을 지은 사람이 지주에게 임대료를 주고도 충분히 남을 만큼 더 많이 생산하게 되는 원동력이 된다. 그리고 이러한 자본가들 사이에서 자본가들이 더욱 자신의 자본을 늘리기 위한 생산 동력은 더 많은 생산 시설 건설과 더 많은 일자리 창출, 더 많은 임금으로 이어지는 낙수효과가 발생하게 되어 결국 자본가와 노동자 모두에게 이득이 돌아간다. 지주가 모든 이익을 독식하는 것이 아니다.
책 마지막 부분에서는 가난한 사회에서의 민주주의가 위험한 이유를 설명하고, 일반 대중들은 퇴보를 진보로 오해한다고 이야기한다. 현대 각종 PC(정치적 올바름)주의나 페미니즘 등으로 사회 갈등이 일어나고 있는 모습이 이러한 필자의 말이 잘 드러나고 있는 점인가 싶다. 소수 인종을 존중한다는 이유로 창작물이 아닌 유명 애니메이션의 영화화에서 원작과 관련 없는 소수 인종 배우를 캐스팅하거나, 여자가 과거 차별을 받았다는 이유로 성 평등이 이루어진 현대 사회에서 말도 안 되는 억지 여성 우대 정책으로 젠더 갈등이 붉어진 점 등을 생각하면, 이러한 현상들을 일반 대중이 약자를 존중해주는 사회적 ‘진보’라고 오해하지만, 사실은 사회가 갈등으로 더욱 혼란스러워 지는 ‘퇴보’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 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의 주된 주장인 토지 사유제 철폐에 대해서는 매우 반대하지만, 그렇다고 저자의 주장이 틀린 주장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나의 생각이 저자의 주장과 다를 뿐이다. 결국 저자는 내가 생각하는 것 과 다른 방식으로 인류 모두가 더욱 진보할 수 있다고 주장했고, 사실 실현되기 어려운 주장인 만큼 저자의 주장이 실제로 이루어 졌을 때 그러한 사회가 현재 사회보다 더욱 진보하게 될 지는 알 수 없다. 나의 생각이 잘못 되었을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여전히 토지는 사유화 되어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지난 학기 때 과제로 제출했던 독후감입니다.
굳이 과제 때문이 아니더라도, 괜찮은 책이기에 한번 읽어 보시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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